정성태 [칼럼]

성공회 김규돈-가톨릭 박주환 신부...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시와 칼럼 2022. 11. 1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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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구약시대에는 살아 있는 짐승의 피로 제사를 지냈다. 이후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채, 피 흘려 죽음으로써 인류 대속의 제사로 삼는다. 예수가 스스로 속죄의 번제물이 된 사건으로, 신약시대의 개막이다. 이로부터 짐승의 피로 세운 옛 언약이 타파되고, 예수의 십자가 피로 세운 새로운 언약이 선포된다. 이와 함께 그 외형적 십자가는 번제단이 되고, 내면적 십자가는 영원한 구원의 원리로 작동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롯한 정부 인사들이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차 캄보디아를 순방 중에 있다. 여기에는 수행 기자단도 포함돼 있다. 이를 두고 성공회 김규돈 신부는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면서 "온 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는 끔찍한 악담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가톨릭 박주환 신부 또한 대단히 섬뜩하고 잔인하기 그지없는 행태를 드러냈다. 출입문이 열려 있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떨어지는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와 함께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등의 단말마성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또한 경찰을 지칭해 무기고가 있으니 대통령을 저격하라는 식의 선동까지 일삼았다.

두 사안 모두 더없이 충격적이고 경악을 금치 못할 내용이다. 국민된 입장에서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엽기적인 행태의 막말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다름 아닌 성직자에 의해서 벌어졌다. 머리칼이 쭈뼛쭈뼛 서고,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이는 한편 대통령 내외만을 지목한 것이 아니라, 함께 한 일행은 물론이고 국민 전체를 향해 퍼부은 테러에 다름 아닌 것으로 읽히고 있다. 참담할 따름이다.

김규돈 신부는 그에 따른 논란이 거세게 확산되자, 단순히 자신의 SNS 사용 미숙 때문인 것으로 돌리고 있다. 해당 글을 삭제했다고는 하나, 깊이 있는 사과 대신 페이스북 조작법을 잘 몰라서 그랬다는 식으로 호도하는 저열함이다. 박주환 신부 또한 과도한 관심에 당혹 운운하며 자신의 간악함에 대한 참회는 전무하다. 성직자로서 응당 지녀야 할 기본 자질마저 의심케 하는 거듭되는 만행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대통령과 정부, 특정 정당과 정치인 등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것이 가로막힌 사회는 그 자체로 자유와 민주주의가 박탈당한 독재국가의 전형이다. 천부인권이 살아 있는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공동체의 합의점을 찾아가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정당한 표현이어야 하고, 또한 허위내용을 통해 여론을 기망하는 것이어서도 안 된다. 더욱이 타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려는 간악함은 용납될 수 없다.

특별히 그들 두 사람은 기독교 사제의 신분이다. 인류를 구속하기 위해 스스로 번제물이 된 예수를 전하는 성직자다. 생명과 영혼을 살리라는 임무가 우선적으로 부여되어 있다. 그런데도 참회와 사죄 없이 스스로의 행태가 그러하다면, 종국엔 신의 저주가 그들 자신에게 향하게 될 것임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신은 결코 허언하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