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의문의 경찰 행적... 설마 정치적 목적 따른 사고 유발일까?

시와 칼럼 2022. 11. 5.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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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서 핼로윈 사고가 발생했던 날, 소방재난본부가 경찰에게 무려 15차례나 공동대응을 요청했던 것으로 타전된다. 밤 10시 18분에 첫 요청이 있었으니, 사망사고가 접수됐던 10시 15분 이후에 곧장 이루어진 것임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렇게 경찰청 6번, 서울경찰청 7번, 용산경찰서 2번이다.

이때 소방당국은 가능한 경찰인력 총동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도 경찰은 무슨 이유 때문인지 소방당국의 긴급한 요청 모두를 묵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이미 대형 사고로 번진 다음날인 0시 25분에서야 서울청장이 현장에 도착해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고 한다.

한편 늑장보고와 업무태만으로 대기발령된 전임 용산경찰서장의 납득할 수 없는 행적이다. 사망 사고가 접수된지 한참 지난 시각인 밤 11시 05분에야 이태원파출소에 나타났다고 한다. 그런 후 사고 현장에서 불과 95m 거리에 있는 파출소 옥상에서 상황을 지켜봤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사고 당일 밤 112 상황관리관으로 당직 중이던 해당 총경은 사망사고가 신고된 10시 15분에 상황실에 없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1시간 24분이나 지난 밤 11시 39분이 되어서야 상황실에 복귀했다고 한다. 압사 위험성을 알리는 112 첫 신고가 저녁 6시 34분이었고, 이후 길지 않은 간격으로 신고가 잇따랐다. 대형사고 전후 시간에 상황실을 총괄해야 할 경찰간부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규명돼야 할 핵심 의혹 가운데 하나다.

긴급신고가 접수될 경우에는 경찰이 즉시 출동해야 하는 코드0가 발령된다고 한다. 코드0는 실시간 전파와 공조 출동 명령을 내리게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은 용산경찰서나 인근 경찰서에 공조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첫 신고부터 밤 11시까지 접수된 압사 관련 신고 건수만 무려 98건에 이른다고 한다.

거론된 경찰 간부들이 그 어떠한 변명을 할지라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거니와 또 납득되지도 않는 행태를 취했던 것으로 비춰진다. 복무기강 해이로만 여기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게 파악되어지는 의혹이 깊다. 그럼에도 설마 어떤 정치적 목적에 따른 사고유발은 아니리라 믿고 싶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이 규명될 수 있어야 할 일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