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신작]

젖은 편지를 묻으며

시와 칼럼 2022. 10. 25.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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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편지를 묻으며


천둥같은 그리움도
성상 앞에 무던한 것.

두렵게 다가서던
이별의 신작로 어디쯤
그 상심의 한복판에서
질긴 공포와 대면해야 했던
초점 잃은 언어들.

이제야 담담히
젖은 편지를 묻으며

거기 더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겠노라는
그것이 내게 남은
유일한 사랑의 근원이자
지난한 깨우침인 것을.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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