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문재인 전 대통령은 무엇 때문에 회피하나?

시와 칼럼 2022. 10. 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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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명명백백히 밝혀 망자와 유가족 명예 회복되고, 피맺힌 한 다소라도 해소될 수 있어야

문재인 정권 때였다. 어업 지도선 무궁화 10호에 타고 있던 해수부 소속 공무원이 북한 해역에서 총격에 의해 피살된다. 2020년 9월에 발생한 사건이다.

당시 국방부는 해당 공무원이 실종된 이후 33시간 동안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다 북측 해상에서 미상의 불빛이 관측되면서 이때 피격돼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무려 33시간 동안 행방을 찾지 못했던 사람을 미상의 불빛이 관측되면서 비로소 알게 됐다는 황당한 해명이었다.

그에 대한 국민적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그러자 당국은, 북한에 대한 첩보 입수를 통해 실종자가 사망하기 6시간 전부터 북한 선박에 의해 발견됐다는 식으로 선회했다. 그렇다면 실시간으로 상황을 알고 있었지만, 그냥 손을 놓고 있었음을 뜻한다. 실종자가 북한 해상에서 발견된 것을 확인하고서도 당국은 아무런 조치없이 무려 6시간이나 그대로 방치했던 셈이다.

이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가 문재인 청와대에 통지문을 보내 왔다.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 등이 담겨 있었다. 그 내용 가운데는 정체불명 인원 1명이 언급되고 있는데, 북한 병사가 신분 확인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에 한두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말해서 공포탄 2발을 발사했다고 한다. 그순간 뭔가를 몸에 뒤집어 쓰려는 행동을 하며 도주하려 해서, 북한 해상경계 근무규정 행동준칙에 따라 총탄 10여발을 발사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피격된 공무원의 월북의사 여부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해당 공무원이 자진 월북했다고 낙인 찍은 문재인 정권 발표와는 사뭇 괴리가 있다. 그리고 그간 북한은 우리 어선이 실수로 북한 해역에 들어가거나 심지어 월북한 사람에 대해서도 일정한 조사를 마친 후 대부분 선박과 함께 돌려보냈다.

당시 상황에 대한 북한군 간부의 인터뷰 내용이 타전되고 있다. 한국 공무원을 북한 경비정이 발견한 후 월북 의사를 여러차례 물어봤으나, 그런 말은 하지 않은 채 '살려달라', '도와달라'는 말만 반복했다는 증언이다. 그러면서 "침착하게 대화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며 “남측 인원이 우리 영해로 넘어온 이유가 표류라는 것을 알았다"는 점도 곁들였다.

그는 또 "당시는 전염병과의 대치 상황으로 인해 국경과 전연, 해안, 공중 모든 곳이 전쟁터였다"며 "생포하는 순간 그와 접촉한 모든 기구, 장비, 군인들은 죽음의 공포에 휩싸이는데 생포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초 발견 시점에서 6시간이 경과한 후 총살된 이유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상부에 상황을 보고했고, 이에 대한 지침을 기다렸기 때문이다"고 짚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해당 공무원에 대한 재조사가 있었다. 그런데 자진 월북했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발표와는 180도 다른 것이다. 감사원도 이와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런데 무례 운운하며 응하지 않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 스스로 감사원법을 위반하며, 법 위에 군림하는 행태를 드러냈다.

그래서다. 북한 해상에 표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이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서도, 무슨 이유 때문에 6시간이나 방치했느냐는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북한측에 요구해 얼마든지 살릴수 있는 국민의 목숨을 싸늘하게 외면한 문재인 정부였다. 더욱이 경각에 달린 국민의 목숨을 짓밟은 것도 모자라 월북 누명까지 씌웠다. 국가 권력의 무도하고 포악한 만행이 아닐 수 없다. 그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 망자와 유가족의 명예가 회복되고, 또한 피맺힌 한이 다소라도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