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여전한 삼류 정치, 여야가 따로 없다!

시와 칼럼 2022. 9. 2. 05:12
728x90

지치고 고단한 국민에게 희망과 위로가 되어야 할 정치가 도리어 국민적 우려와 근심의 대상으로 전락되어 있다. 정치권 전반이 불신의 진앙지로 퇴락한 셈이며, 일각에서는 거대 범죄집단으로 여기는 시각도 존재한다. 여기엔 집권당과 거대 야당 공히 다르지 않다.

정치인에 대한 신뢰는 수채통에 비견될 수 있는 상황이고, 그에 더해 비난과 조롱의 대상으로 얼룩져 있다. 심지어 멸시하고 혐오하기 다반사다. 금새 드러날 거짓마저 태연하게 내뱉는 뻔뻔함과 꼼수 앞에 아연 말문이 막히게 된다. 더는 상상하기 어려운 위선의 끝판을 대면하는 듯싶다.

한시적으로 위임된 정치권력의 사유화와 소명의식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국가와 국민에 대한 봉사와 헌신은 뒷전인 채 자신들 기득권 강화와 탐욕에 골몰하기 때문이다. 권한은 필요 이상으로 행사하면서, 그에 따른 책임은 회피하기에 급급하다. 그러한 철면피적 행태 앞에 분노하는 것이다.

선거를 통해 그때마다 적잖은 사람이 교체되고 있는데도, 정치는 3류 양상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수구 성향의 일베 부류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소위 개혁과 진보를 참칭하는 부류 또한 극적 유사성을 띈다. 여야 막론하고 최소한의 자기 검열조차 없이 마구 쏟아내는 언행은 저열하다 못해 차라리 애처롭다.

수십회 성상납을 받은 의혹과 그것을 덮기 위한 증거인멸교사 그리고 무고 혐의까지 안고 있는 사람이 허무맹랑한 자기애에 갇혀 연신 독설을 뿜어낸다. 소속 정당 윤리위에 의해 당원권까지 정지된 상태다. 그런데도 자숙과 반성은 커녕, 일말의 염치와 수치심마저 없는 듯싶어 불민할 따름이다.

그런가하면 권력을 악용한 온갖 크고 작은 비리에 연루된 사람이 당대표가 되는 믿지 못할 사태도 벌어졌다. 그 혐의점을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버거울 정도다. 그로부터 자신을 감싸기 위한 갑옷까지 겹쳐 입었다. 심지어 수사기관 소환통보에 대해 전쟁 운운하며 막장을 향할 태세다.

정치가 걸림돌이다. 일제 식민지 수모를 겪고, 이후 동족상잔의 한국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됐다. 그럼에도 길지 않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 모두를 일궜다. 그 고난의 현장에서 이름없이 살다간 숱한 사람이 영웅이다. 그러한 선대의 희생에 힘입어 이제는 세계 속에 자웅을 겨룰 수 있는 국가로 발돋움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정치만 삼류로 남아 있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