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성매매와 성상납 그리고 이준석 대표와 청년정치 사이에서

시와 칼럼 2022. 8. 6. 20:30
728x90

성매매에 대한 인식이 사인간의 거래로 여기는 여론도 적지 않다. 그러면서 이를 국가가 규율할 수 있는 문제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심지어 국가 폭력으로 여기는 경우도 상당하다. 그러나 이게 성상납으로 번지게 되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특히 수십차례 상습적으로 성접대를 받았다면 중범죄로 처벌해야 할 사안으로 뒤바뀌는 경향을 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둘러싼 성접대 및 알선수재 혐의, 그와 관련한 증거인멸 시도 등이 가히 목불인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그간 무슨 이유 때문인지 적잖이 미온적으로 여겨지던 경찰수사도 이제 마무리 단계에 놓인 것으로 타전되고 있다. 조만간 이준석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성상납 당시 정황과 접대한 여성 등에 대한 진술까지 터져나오는 와중이다. 2013년 두 차례의 성상납을 포함해 2016년까지 무려 20여 차례나 된다는 것이다. 이준석 대표에게 성상납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강신업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설명하고 있다.

강신업 변호사에 의하면 "김성진 대표는 이준석 대표와 함께 대전의 어느 룸살롱에서 술을 마셨으며, 호텔로 이동한 이준석 대표에게 접대 여성을 보낸 정황" 등을 전하고 있다. 또한 "성기능 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약물을 이준석 대표에게 권했으며 이를 함께 복용했다"는 내용까지 담겨 있다. 아울러 "2015년 추석까지 이준석 대표에게 선물을 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강신업 변호사는 "포괄일죄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포괄일죄는 범행수법이 비슷한 경우, 이를 하나의 범죄로 간주해 가장 최근에 일어난 범죄가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다면 그 이전에 일어난 범죄가 공소시효가 지났어도 함께 묶어 처벌할 수 있는 경우라고 한다. 알선수재죄 공소시효는 7년이다.

또한 강신업 변호사는 이준석 대표를 무고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가 성상납을 받은 것이 확인됐는데도 성상납 의혹을 최초로 방송한 강 아무개 변호사, 김 아무개 전 기자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성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윤리위로부터 품위유지 의무 위반 사유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에 처해진 상태다. 또한 그의 정무실장인 김 아무개 씨도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관련해 품위유지 위반으로 당원권 정지 2년의 중징계를 받고 있다.

누구라도 인간은 나약한 존재다. 예외없이 실수할 수 있고, 오판할 수 있다.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각 있고 분별력 있는 사람은, 같은 일탈행위를 연거푸 일삼지 않는다는 점이다. 거기에는 체면과 양심의 문제도 포함된다. 바로 그 점에 있어서 인간이 다른 동물과 결정적으로 변별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애초 성상납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이준석 대표는 자중했어야 옳다. 그것이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지키는 길이며 아울러 그가 속한 공동체 모두를 위하는 대승적인 결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이 그에게는 새로운 모색의 시간으로 작동할 수도 있는 까닭이다. 그런데 그는 사사건건 극단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결국 집권당 당대표가 징계를 당하는 초유의 사태를 그 자신이 초래한 셈이다.

심지어 이제 갓 출범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한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야말로 시정잡배들 사이에서나 있을듯한 막장을 방불케 했다. 당대표 이전에 한 사람의 당원으로서 또 국민된 입장에서 예의와 사리에 크게 어긋나는 언행을 자행했다. 그야말로 젖먹이의 막무가내식 투정을 방불케했다. 그럴수록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무엇보다 뼈아프게 여겨지는 대목은 청년정치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졌다는 점이다. 이준석 대표의 인격적 미성숙함과 몰염치성이 야기한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삶의 곡진과 풍파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없이 단지 젊고 유력 대학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벼락 출세한 후과인 듯싶어 개운치 않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