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대통령 집무실 이전 긴요한 일... 윤석열-문재인 대립할 문제 아냐!

시와 칼럼 2022. 3. 2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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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 및 부속시설 이전 문제를 놓고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애당초 광화문 시대를 공약한 연장선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안이다. 문제는 대통령 경호 및 의전 등을 비롯한 여러 난제가 불거지면서 최종 불가한 것으로 판명됐다. 그에 따라 용산 국방부 건물을 사용하기로 정한 상태다.

윤석열 당선인의 이러한 입장이 발표되기 무섭게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일각에서 이전 비용으로 1조 원이 소요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물론 비용이 적게 들면 좋을 일이다. 그러나 민주당 주장대로 설혹 1조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가정할지라도, 또는 그보다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지라도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긴요하다. 청와대를 거쳐간 역대 대통령 가운데 온전한 경우가 있었는지 착잡한 심경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런데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가세해 안보공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협조" 의사를 밝힌지 불과 며칠 뒤에 나온 발언이다. 어깃장이고 몽니로 읽히는 대목이다. 특별히 문 대통령 연설 가운데 "청와대는 지난 우리 역사에서 독재와 권위주의 권력", "제왕적 대통령 문화의 상징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면서 "기꺼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언급과 함께 "그것이 진정한 대통령의 권위"라고 피력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자신도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으나, 결국 그도 청와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은 비단 문 대통령만 구상했던 것은 아닌 듯싶다. 김대중 전 대통령 또한 그렇다. 집무실 구조가 참모들 접근조차 차단하는 폐쇄형인 까닭에 세종로 종합청사에 집무실을 두려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경호 및 의전 등에 따른 문제 때문에 포기했다고 한다. 시각적으로도 고립된 느낌을 주지만, 공간적 측면에서도 소통형 구조가 아님을 엿볼수 있게 된다.

청와대는 대한민국 권력기관의 핵심이자 심장과도 같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경무대, 이후 윤보선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청와대로 개명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 필요한 시설이 일부 들어섰으며, 노태우 전 대통령 때 청와대 본관이 신축돼 오늘에 이른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끈적끈적한 오욕과 수난의 역사로 점철돼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하야에 이은 망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시해 사건도 발생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구속됐으며,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또한 구속됐다. 더욱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 재임 중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살이로 얼룩져 있다.

청와대, 북악산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모양을 보면 우선 꽉 막힌 폐쇄적 느낌이 강하다. 급경사로 떨어지는 산자락 끝지점에 홀로 자리 잡은 커다란 절터 같기도 하다. 진취적 기상과 희망찬 기운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고립무원의 느낌이 강하다. 대통령은 그곳에 유폐된 채 비서진의 가공된 보고를 받는다. 자칫 독재자가 되거나 또는 허수아비가 될 개연성이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다. 시각적 측면에서도 그렇거니와 공간적 한계 또한 분명한 까닭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에 발목잡기부터 하는 볼썽사나운 행태는 없어야 할 일이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