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윤석열 후보 둘러싼 호남 2030 세대의 변화 움직임에 대해

시와 칼럼 2022. 3. 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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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만 되면 합리적인 사람도 집단화 증세를 나타내는 지역이 있다. 호남과 영남의 일방통행식 투표행태다. 한국정치 현장의 오래된 병리현상 가운데 대표적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20대 대선에서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는 듯싶다.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호남지역 지지율을 보면, 대체로 10% 후반에서 30% 초반을 형성하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보수정당 후보가 얻은 한자릿수 득표율에 비하면 가히 상전벽해에 비견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3%를 득표하며 간신히 두 자릿수를 넘긴 경우도 있다.

특별히 이번 호남지역 표심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세대로 2030이 거론되고 있다. 군부독재에 저항했던 86 세대의 2세대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 지점이다. 부모 세대와는 다른 성장 환경도 크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혹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청년층의 보수화를 지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설명하기엔 충분하지 않다. 집권세력의 무능과 부패, 위선과 내로남불에 따른 반감이 더 크게 작동하고 있는 듯싶다.

문재인 대통령의 제왕적 청와대 권력, 국회 180석에 상임위원장 독식, 그에 더해 지방권력까지 독점했다. 그 단물에 취해 자신들 기득권 강화에 혈안이 되었으며, 심지어 몹시 오만한 모습까지 연출했다. 공정과 정의가 실종된 채 궤변과 협잡만 어지럽게 부유했다. 그러는 동안 국민들 삶의 저변에 쌓이는 동통과 분노는 차곡차곡 더해만 갔다. 이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인 것으로 여겨지는 갈라치기 통한 지지율 관리에만 골몰하는 양상이었다.

바로 그러한 행태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상당했다. 특히 그에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2030 시각에선 용납하기 어려운 상황의 연속이었다. 바로 거기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 이름으로 대선에 차출된 형국이다. 호남지역 청년층도 기성 세대의 화석화된 의식 구조와는 다른 양상이다. 그러한 청년들이 지금 문재인 정권을 향해 묻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제도가 개혁됐는가? 그래서 세상이 진보했는가?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