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럼]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 피해 여성에 대한 2차 가해 극성/정성태

시와 칼럼 2020. 7. 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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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실수하거나 또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 심지어 구도의 길을 나선 성직자 가운데서도 크고 작은 허물이 끊이지 않는다. 사랑과 양선 또는 자비심 등과 같은 위대한 심성 이면엔, 한순간에 무너지기 쉬운 약한 고리도 내재돼 있다. 문제는 자신의 잘못 앞에서 겸손해지는 것이다. 아울러 동일한 잘못을 지속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사과 혹은 사죄할 줄 아는 자세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망했다. 그에 따라 그에게 제기됐던 성추행 관련 고소장에 대한 공소권도 사라지게 됐다. 민주당은 이와 맞물려 망자에 대한 미화 작업에 나서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 한편에선 피해를 당했던 여성에 대한 2차 가해가 난무하는 실정이다. 심지어 피해자 얼굴 사진까지 유포하는 등 파렴치한 만행을 일삼고 있다. 그야말로 피해 여성을 마녀 만들기에 광분한 듯싶다. 그리고 이를 옹호하며 편승하는 상한 영혼도 적잖다.

피해 여성은 털어놓기 민망한 일 때문에 속앓이를 앓다가, 최근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자신이 원치 않는 이성으로부터 지속해 시달린 것이 원인일 듯싶다. 그러나 한편, 상대는 자신이 다니던 직장의 생사 여탈권을 한 손에 쥔 권력자이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성적으로 지속된 심리적 압박을 견뎌야 했다. 바로 여기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을 피해 여성의 심적 고통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묻는다. 앞으로도 약자는 이렇듯 늘상 짓밟히며 살아야 하는가? 그리고 오히려 그늘에 숨어야 하는가? 참으로 불편한 현실을 어찌해야 옳단 말인가? 만일 자신의 부인 혹은 딸 또는 애인이 그런 경우에 처했다면 어땠을까? 온갖 조악한 선동과 패거리만 난무하는 한국 정치판 실태를 겨냥하지 않을 수 없다. 진실이 배제된 채 조롱 받는, 이 넋빠진 시대의 영혼없는 자들이여! 부디 부끄러운 줄 알라.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