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뉴스]

정동영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 박근혜 정권 논리 반복"/정성태

시와 칼럼 2017. 9. 4. 11:51
728x90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평화의 사도'로 불리는 '개성 동영' 정동영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외교ㆍ안보 및 대북 정책에 대한 방향 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북한의 핵실험이 있었던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6차 북핵실험, 앞으로 어떻게 할것인가"라는 제하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동영 의원은 "악순환 고리의 계속적 반복과 상승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고 우려하며 "도발-제재-도발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방법은 없는가"라는 표현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전향적 인식 전환과 외교ㆍ안보 사령탑 교체를 통한 해법을 주문했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들어 북한은 9번의 미사일 발사에 이어 6차 핵실험을 했다"고 밝히며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NSC 회의를 소집해 북한에 대한 최고 응징을 다짐했으나 공허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북한은 남한이 안중에 없고, 미국ㆍ중국ㆍ일본 모두 한국을 중요한 협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문재인 정부의 외교ㆍ안보 공백을 지적했다.

 

정 의원은 "더 심각한 것은 박근혜 정권의 논리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질책하며 "사드를 배치하고, 제재에 매달리고, 한미일 삼각공조를 강조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논리"라고 비토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왜 이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안타깝다"며 "동북아 질서를 '한-미-일' 삼각공조 대 '북-중-러' 북방 삼각구도로 끌고가는 한 북은 남을 상대할 까닭이 없고, 북핵 해결을 위한 한중-한러의 협조 또한 어려워 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반도 문제에 대해 우리가 역할을 해보겠다는 한국 운전자론"을 상기하며 그런데 "문재인 정부 스스로 (그에 대한) 의지를 포기한 듯 하다"며 냉ㆍ온탕을 오락가락하는 듯한 문재인 정부의 외교ㆍ안보정책을 정조준했다.

 

정 의원은, 지난 8월 7일 한-미 정상간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말한 바 있는 "이번에 우리가 제안한 남북대화의 본질은 이산가족 상봉과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당국자회담일 뿐이고 북핵문제에 대한 대화제의는 아니다"고 했던 점 그리고 "북핵문제는 미국과 국제사회가 중심이 돼 풀어나가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정 의원은 그에 대해 "남북대화에서 북핵문제를 분리하고 무엇을 주도하겠다는 말인가"라고 되물으며 "우선 한반도 문제의 주인은 우리라는 주인 의식부터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과감하게 상황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하며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한 북핵 역사에서 처음으로 국제사회 앞에 북한이 핵포기 선언을 한 2005년 9.19 공동성명은 당시 한국 정부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회고했다.

 

정 의원은 이어 "나는 당시 NSC 상임위원장으로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과 5시간 동안 담판을 했고, 북한을 다녀온 직후 미국을 방문해 네오콘 수장인 딕 체니 부통령을 설득한 바 있다"고 소개하며 "주도적 역할은 누구의 허락을 받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는 표현으로 북한이 '통미봉남'에 나서는 근본 원인에 대해 깨달을 것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정 의원은 "북핵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큰 전략과 전략가도 안 보인다"고 지적하며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할 때마다 대증요법 대처만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베를린 구상이라는 청사진은 내놓았지만 일관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보이지 않는다"고 질책했다.

 

정 의원은 "지금까지의 경과만 놓고 보더라도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초기정책은 실패했다"고 규정하며 "실패를 인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나, 실패를 인정해야 새출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새출발을 위해 외교안보 사령탑을 교체하라"고 주문하며 "그것이 새로운 전략의 시작이 될 것이다"고 역설했다.

 

정동영 의원의 이러한 주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 및 외교ㆍ안보 전반에 대한 전향적 방향선회 그리고 그에 걸맞는 철학과 실천적 의지를 갖춘 인선을 촉구하는 것으로 사실상 풀이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시인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