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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날개를 주리니
네게 날개를 주리니
그대 잘 있으라.
내가 받은 묵계의 황홀함도
그 기억의 질량도 여전히 유예하다만
이제 그대 곁 떠나는 길
발자국 소리 서둘러 슬픔을 멎게 하고
그 청명한 이슬도 거두어 내리니
그대 지금 평안하시라.
나 살아 끈적이는 입술 있어
행여 분별없이 목을 적시는
들짐승의 울음을 울지라도
해 저문 배역의 땅
그곳에 다시금 촛불을 켜진 않으리니
그대 홀로 거룩하시라.
불현듯 허망한 바람 불고
때때로 생각의 잡풀 무성히 자랄지라도
내 꿈꾸던 날의 아득한 절망과
그 겹겹이 둘러앉던
상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가리니
그대 내내 잘 있으라.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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