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집]

애증이 머무는 창가에서/정성태

시와 칼럼 2012. 10. 29.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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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이 머무는 창가에서

 

 

돌아선 당신도 그렇지만

미워한 나도 그렇습니다.

 

그 때 우리는 아득히 눈 먼 채

서로가 서로에게 충만한 미움이었습니다.

 

훈련되지 않은 그대의 욕망과

그에 대한 나의 연민 역시

어떻게 성숙되어야 하는 지

다들 마땅한 방법을 몰랐습니다.

 

삽시간에 쏟아지는 장대비가  

계곡을 무섭게 할퀴고 지나가는

그 격랑의 한 가운데서도

어느 누구 한 사람

따뜻한 손길을 내밀 줄 몰랐습니다.

 

돌이켜보면 모두가

참으로 어리석은 업보만 쌓아가던

지난한 애증의 세월이었습니다.

 

이제 고단한 마음을

보다 낮고 겸손한 곳에 놓고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돌아선 당신도 그렇지만

미워한 나 역시

서로가 서로에게 옥죄인

겹겹의 빗장을 풀 때입니다.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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