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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이 머무는 창가에서
돌아선 당신도 그렇지만 미워한 나도 그렇습니다.
그 때 우리는 아득히 눈 먼 채 서로가 서로에게 충만한 미움이었습니다.
훈련되지 않은 그대의 욕망과 그에 대한 나의 연민 역시 어떻게 성숙되어야 하는 지 다들 마땅한 방법을 몰랐습니다.
삽시간에 쏟아지는 장대비가 계곡을 무섭게 할퀴고 지나가는 그 격랑의 한 가운데서도 어느 누구 한 사람 따뜻한 손길을 내밀 줄 몰랐습니다.
돌이켜보면 모두가 참으로 어리석은 업보만 쌓아가던 지난한 애증의 세월이었습니다.
이제 고단한 마음을 보다 낮고 겸손한 곳에 놓고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돌아선 당신도 그렇지만 미워한 나 역시 서로가 서로에게 옥죄인 겹겹의 빗장을 풀 때입니다.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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