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시집]

서울의 그림자/정성태

시와 칼럼 2012. 10. 2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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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그림자

 

 

새벽 공기가 무섭다는 것을 느꼈을 때

생각했다, 한강 교각 아래 어둠

또는 서울역 어디쯤에 반쯤 얼어 있을

초우량 시대의 부랑한 철인들을.

 

이승을 피할 방도를 아직 찾지 못해

온 몸으로 삶을 강해하는 부은 그림자마다

그러나 도시의 비정한 마법은

여전히 계율인 양 자유롭지 않다.

 

빵과 노동,

저만 못하고 이만 더하다는 소문으로부터

정히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사람은

이 길목 어디쯤에서 눈물을 떨굴까.

 

 

詩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