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신 작]
목련 지다
간밤에 내린 비에
목련이 처참히도 졌다.
뜬 눈으로 밤을 지나
이른 산책길에 만나는
나의 모습도 꼭 저와 같아,
서늘히 내려앉는
우울한 소리만 어지럽게
날카로운 파편으로 서성인다.
온전히 버려야 하리
저것도 제 갈 길을 알아
눈부신 기억을 묻어두거늘,
허욕의 불꽃을 다스리며
그래, 훌훌 비워내야 하리.
詩 정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