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신 작]

목련 지다/정성태

시와 칼럼 2010. 4. 22. 07:38

 

목련 지다



간밤에 내린 비에

목련이 처참히도 졌다.


뜬 눈으로 밤을 지나

이른 산책길에 만나는

나의 모습도 꼭 저와 같아,

서늘히 내려앉는

우울한 소리만 어지럽게

날카로운 파편으로 서성인다.


온전히 버려야 하리

저것도 제 갈 길을 알아

눈부신 기억을 묻어두거늘,

허욕의 불꽃을 다스리며

그래, 훌훌 비워내야 하리.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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